이번에는 무료 앱 하나를 열어보세요.
다운로드 가격: ₩0
사용료: ₩0
🐥
“이번엔 진짜 공짜 찾았다.😎"
앱을 켭니다.
광고 하나 봄.
영상 하나 더 봄.
스크롤 조금 함.
또 광고.
어?
돈은 한 푼도 안 냈는데
20분이 사라졌습니다.😧
여기서 무료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죠.
경제학에서 비용은 꼭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만을 뜻하지 않아요.
어떤 선택을 하느라 포기한 다른 선택의 가치도 생각할 수 있는데, 이걸 기회비용(opportunity cost)이라고 부릅니다.
쉽게 말하면
BURI에게 오늘 저녁 1시간이 있습니다.
📱 무료 영상 1시간 보기
를 선택하면,
그 시간에 할 수 있었던
📖 책 읽기
🚶 산책하기
😴 자기
🍗 피자 먹기
중 다른 선택은 포기해야 하죠.
피자는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
BURI에게 중요함.
아무튼.
무료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 서비스에 돈을 지불했다는 뜻은 아니지만,
우리에게 희소한 자원인 시간을 사용한 것은 맞습니다.
그러니까 가격표에는 ₩0이라고 쓰여 있어도, 우리 인생의 계산기에는
₩0 + 23분처럼 찍힐 수도 있는 거예요.⏰
여기서 한 단계 더 가면 왜 어떤 서비스는 우리가 오래 머무르는 걸 좋아할까요?
광고 기반 서비스라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광고를 보여줄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.👀
광고주가 원하는 건 단순히 “여기 광고 하나 붙여주세요.”가 아니죠.
사람에게 광고가 노출되고, 경우에 따라 클릭이나 구매 같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에 경제적 가치가 생깁니다. 그래서 디지털 경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attention economy, 흔히 ‘주의 경제’ 또는 ‘관심 경제’라고 부르는 개념입니다.
우리에게는 하루 24시간밖에 없고 한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한정돼 있으니,
사람의 관심 자체가 희소한 자원이라는 관점이에요.
인터넷에는 콘텐츠가 부족한 게 아닙니다.
오히려 반대죠.
영상도 무한.
뉴스도 무한.
게시물도 무한.
쇼츠도 무한.
고양이 영상도 무한.
🐈🐈🐈🐈🐈🐈🐈
부족한 건 그걸 볼 사람의 시간과 관심입니다.
그래서 어떤 디지털 사업에서는 상품을 만드는 경쟁만큼이나
“누가 사용자의 몇 분을 가져갈 것인가”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.⏱️
무료 앱에서 시작해서 갑자기 우리의 하루가 시장에 등장.🤭
이제 오늘 봤던 0원을 처음부터 다시 보면 조금 다르게 보여요.
무료배송 = 소비자가 별도로 내는 배송료는 0원이지만, 물류비용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었고
무료반품 = 소비자가 내는 반품비는 0원이지만, 상품은 역물류를 따라 다시 움직였죠.
무료체험 = 오늘은 0원이지만 조건에 따라 미래의 유료 결제로 이어질 수 있음.
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 = 사용자가 직접 돈을 내지 않더라도 다른 쪽의 광고 수익으로 서비스가 운영될 수 있어요.
그리고 어떤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은 우리의 시간과 관심도 사용됩니다.
여기서 중요한 건 “무료 서비스는 사실 전부 나쁘다!”도 아니고,
“시간도 돈이니까 결국 다 돈 냈네!”도 아닙니다.❌
시간은 돈과 똑같은 것이 아니고, 광고 기반 서비스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도 아니니까요. 다만 0원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서는 그 거래의 전체 구조를 알 수 없다는 겁니다.🧐
그래서 BURI가 오늘 무료를 보면서 배운 질문은
“이거 진짜 무료야?”가 아니었습니다.
조금 더 정확하게는 “여기서는 무엇이 0원이고, 그 대신 무엇이 움직이고 있지?”
💰 돈일 수도 있고.
⏰ 시간일 수도 있고.
👀 관심일 수도 있고.
📦 물건일 수도 있고.
🚚 누군가의 노동일 수도 있는 것.
그러고 보면 참 이상한 점이 우리는 가격표를 보면 거래의 모든 걸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, 가격표는 사실 내 지갑 앞에 붙어 있는 숫자 하나일 뿐이었어요.
그 뒤에서는 훨씬 많은 것들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.
그리고 구독자님덜.
여기까지 쓰고 BURI가 상당히 불리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.
오늘 레터 가격: ₩0
배송비: ₩0
무료체험 종료일: 없음
BURI 투입 비용:
☕ 커피 2잔
🔎 검색 탭 다수
🧠 과몰입 4시간
🪽 털 약간
잠깐.
오늘 조사한 것 중
제일 수상한 무료 서비스가 BURI였음.🫨